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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허송세월

오늘 오후 다섯시 반. 멧돼지를 보았다. 한 10미터 거리. 집에서 나와 50보만 걸어가면 북한산 둘레길 밑 수리공원이 있고, 하루에도 두세번씩 거길 지나고 그 곳에서 운동해온지 세 달째. 운동하며 걱정했던 두가지가 있었다. 남성 범죄자와 멧돼지. 멧돼지의 경우 정말로 마주칠 수 있다는 염려가 들었다. 몇주 전 쯤 처음으로 밤 10시가 넘어서 늦게 공원에 운동을 하러 나갔는데 아무도 없는 와중에 산에서 내려온 걸로 보이는 대형견과 마주했기 때문이다. 재빨리 시선을 피해 내 갈길 가니 멈칫했던 개 역시 제 갈길을 갔고 다시는 밤 9시 이후 공원 쪽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아직 어둠이 다내려앉지도 않은 오후 다섯시 반에 스트레칭 기구에서 한적하게 다리나 휘저으며 노래를 듣던 와중 이었다. 공원..

오늘 아침 산책에서 40여분간 나눈 대화. 1. 집앞 방앗간 주인아저씨 "어서오세요" 나 "쌀 빻을 수 있어요?" 주인아저씨 "아 쌀은 안해요 ㅎㅎ" 손님이 있을까 싶은 골목길에 있는데 가끔 보면 할머니들 몇몇이 앉아 있고 고추 빻는 냄새가 풀풀 나는 곳. 2. 집에서 5분 떨어진 방앗간 겸 떡집 나 "쌀 좀 빻을 수 있을까요? 뿔려왔는데" 주인아저씨 "예 잠깐만요" (신용카드 놓고 핸드폰으로 뭔가 결제중) 주인아저씨 "소금간 안해드려도 되죠?" 나 "네" 나 "얼마 드리면 될까요?" 주인아저씨 "3천원 주세요" 딱 두번 기계를 돌려서 새 봉투에 담아주심. 아 봉투가져올걸! 떡 구경하면서 같이 사먹고 싶었는데 내가 만들 떡 다먹어야할 생각에 다음으로. 3. 그 방앗간에서 30보쯤 떨어진 약국. 나 "빨간..

오늘의 허송세월 -아침 8시 반 기상. 장조림, 망초나물, 연근샐러드 뎁혀서 치커리와 먹고 설거지하다가 빵꾸난 고무장갑을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생활용품점으로. 이참에 기모 고무장갑을 사야겠다 다짐했건만 없길래, 재활용의 용이성을 생각해보며 그냥 일반 고무장갑으로. 그냥 집앞 슈퍼에서 살걸. 대형 생활용품점 소비를 반성하는 요즘. -짧은 산책 마치고 어제 불려둔 거피팥 고물만들기 작업 시작. 떡 수업을 들은지 8주째, 둘째 주에 들었던 거피팥 고물만들기를 이제 해보았다. 그렇게 까먹어서 인지 써놓은 레시피를 읽어도 이해가 안가고 맞게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운현궁앞에서 만났던 나무 잡동사니 트럭 아저씨(뭐라고 해야할까...가끔가다 길에서 만나게되는 주렁주렁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생활용품을 걸고 다니는...